28/01/2026
아이키도 춘천도장의 대구초심도장 신년강습회 참가
부제 : 춘천에서 대구로, 아이키도의 본질을 찾아 떠난 강습회
토요일로 바뀐 일정, 춘천 수련생들에게 기회가 되다
작년까지 대구도장의 정기 강습회는 '데이캠프'라는 이름으로 매달 일요일에 열렸습니다. 춘천에서 대구는 결코 가까운 거리가 아닙니다. 직통 고속열차도 없어 일요일 저녁 강습을 마치고 춘천으로 복귀하려면 월요일 일상에 큰 지장이 생길 수 있었습니다. 도장장 입장에서는 이런 일정을 이해하고 있어서 '누가 함께 가려고 할까' 하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선뜻 발걸음을 떼기 어려웠던 이유입니다.
하지만 2026년 올해부터 강습 일정이 토요일로 변경되었습니다. 이 작은 변화가 춘천도장 수련생들에게는 커다란 기회가 되었습니다. 덕분에 이번에는 저를 포함해 총 4명의 회원이 설레는 마음으로 대구행 길에 올랐습니다.
대한민국 아이키도의 성지, 대구도장을 가야 하는 이유
저는 평소 회원들에게 "아이키도 수련자라면 대구도장을 반드시 한 번은 가봐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통영도장과 더불어 국내에 단 두 곳뿐인 독채 도장이자, 대한민국 독채 도장의 시조 격이기 때문입니다.
전용선 관장님이 도장을 지으며 투영했던 아이키도에 대한 철학과 비전은 도장 구석구석에 그대로 녹아 있습니다. 전용선 관장님께서 도장을 건립하면서 얼마나 큰 비전을 보고 계셨는지가 그대로 느껴집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아이키도를 상징하는 '멋진 독채 도장' 만을 감상하러 가는 것은 아닙니다.
대구도장은 대한민국 키즈 아이키도의 발상지이자 핵심입니다. 어린이를 지도하고자 하는 모든 대한민국의 아이키도인들은 반드시 이곳에서 그 해답과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그런데 이번 강습회는 '어린이를 지도하고자 하는' '지도자' 가 아니라 '모든 아이키도인들' 이 대구도장을 방문해야 한다고 확신하게 됩니다.
기분 좋은 오해: '키즈 커리큘럼'은 누구를 위한 시간인가?
이번 강습회는 1교시 키즈 커리큘럼, 2교시 아이키도, 3교시 검술로 구성된 3시간의 밀도 높은 일정이었습니다. 사실 저희는 한 가지 오해를 하고 있었습니다. 1교시 '커리큘럼 키즈'가 아이들이 수련하는 모습을 참관하는 시간인 줄 알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어린이 교육에 관심이 많은 저와, 결혼 전 유치원 선생님으로 근무한 적이 있는 이정희 지도원만 참관하고, 다른 회원들은 주변 산책을 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도장에 들어선 순간, 전용선 관장님은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아이들은 오늘 쉽니다. 여러분(성인)이 배우는 시간이에요."
키즈 아이키도를 성인이 배운다구요?
왜 성인이 어린이 커리큘럼을 배워야 할까요? 대구도장의 키즈 커리큘럼은 어린이를 지도하기 위한 교수법으로 탄생한 것은 맞습니다. 지금도 대한민국 최고의 어린이 커리큘럼으로 압도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 교수법의 정수: 어린이 눈높이에서 풀어서 설명한다는 것은, 그 원리를 완벽하게 장악했다는 뜻입니다. 도장장이나 클럽장 등 지도자뿐만 아니라 후배에게 기술을 설명해 본 경험이 있는 모든 수련생들에게도 이 '쉬운 언어'는 강력한 도구가 될 것입니다.
* 원자 단위의 동작 분해: 복잡한 아이키도의 술기를 가장 작은 움직임 단위로 쪼개어 분석한 후, 모든 동작에 한글명칭을 부여했습니다.
* 한글 명칭의 표준화: 일본어 용어나 추상적인 설명 대신, 아이들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우리말 이름'을 모든 동작에 부여했습니다. 이는 무술의 문턱을 낮추는 혁신적인 시도입니다.
* 수업설명의 압축: 모든 세부동작에 한글이름이 부여되다 보니, 평소 아이키도 수업에는 문장으로 설명하고 시범을 보이며 한참 설명해야 하는 여러가지 상호작용에도 이름이 부여됩니다. 예를 들면 입신던지기로 들어가는 상호 보법은 "안아서기" 손목뒤집기로 들어가는 상호보법은 "등대서기" 등, 모든 수업시간이 압축적이고도 직관적으로 변합니다.
* 새로운 연결: 외국어를 배우다 보면, 사용하는 언어가 바뀌면서 이해할 수 있는 폭이 크게 늘어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원자단위 동작에서부터 상호작용의 명칭이 모두 한글로 정의되다 보니, 응용변화기의 범위가 큰 폭으로 늘어납니다.
"저 상태에서 저 기술이 들어간다고?" 하는 새로운 연결들이 수없이 만들어집니다. 다른도장에서 발견할 수 없는 굉장한 바리에이션이 있습니다.
* 신체 인지 능력 강화: 아이들의 성장에 맞춘 커리큘럼인 만큼, 성인들에게는 자신의 몸을 얼마나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지 다시 확인하게 만드는 훌륭한 기초 훈련이 됩니다.
참고로, 키즈 커리큘럼 수업이 이번째로 3회차인 춘천도장장은, 갓 입회한 초심자를 상대로 키즈 커리큘럼을 부분적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아이키도를 처음 접하는 분들은 키즈 아이키도의 용어를 훨씬 빠르고 쉽게 받아들입니다.
고민의 깊이가 느껴지는 수련의 흔적
수업이 시작되자 저희는 전용선 관장님이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든 체계적인 시스템에 압도되었습니다. 모든 일정이 끝난 후 춘천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도장 회원들은 입을 모아 감탄했습니다.
"이것은 정말 수많은 고민과 고뇌 없이는 나올 수 없는 커리큘럼이네요. 얼마나 연구하셨는지가 온몸으로 느껴집니다."
하는 소감이 이어졌습니다.
단순히 동작을 흉내 내는 것을 넘어, 아이키도를 어떻게 쉽게 전달하며, 체계적으로 설명을 빌드업하고, 나아가서 보급하는데 용이하게끔 하여 확산시킬 것인가에 대한 거장의 해답을 본 기분이었습니다.
이번 강습회는 춘천도장 수련생들에게 기술적인 진보를 넘어, 아이키도를 대하는 새로운 관점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여담으로 전용선 대구도장장님은 이 커리큘럼을 만드실 때 이 동작에 어떤 이름을 붙여야 더 쉽게 전달될까 하며 한 단어를 밤새 고민하신 적도 많았다고 합니다.
가사 단어 하나를 놓고 밤새 고민했다는 서태지의 일화가 겹치면서, 역시 거장들의 노력은 남다르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신년행사 카가미 비라키 파티
강습회가 모두 끝나자마자 대구도장의 신년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김지선 사모님께서 정성스럽게 준비하신 음식들이 도장에 차려졌고, 다들 너무 맛있게 먹었습니다.
카가미 비라키는 일본에서 정월(신정설날)때 카미다나(신단)에 장식되어 있던 카가미 모찌를 내려서 망치로 깨고 나누어 먹는 행사입니다. 일본 신주쿠의 세계본부도장에서는 이날 도주님이 세계본부도장 앞에서 절구를 가져다 놓고 모찌를 치는 행사를 하기도 합니다.
대구도장 카가미 비라키 회식에는 한국식으로 떡국이 등장했습니다. 정통 아이키도를 수련하며, 이렇게 일본의 문화도 소개하시면서 한국식이 어우러진 음식들을 먹으면서, 아이키도야 말로 세계를 아우르는 평화의 무도이자 우정의 다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습니다. 이것은 3주 전에 방문했던 칭다오에서도 느꼈던 것으로, 아이키도야말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세계인들에게 보석같은 무도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춘천으로 돌아오면서, 앞으로도 대구도장의 키즈 아이키도 커리큘럼을 더욱 많이 접해보고 싶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춘천도장에 어린이부가 언제 생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번 강습회 때 느낀 것은 어린이부의 개설과는 별도로, 이 커리큘럼은 아이키도 수련자라면 누구나 들어야 할 수업이라는 것입니다.
전용선 대구관장님은 이 소중한 커리큘럼을 강습회에서 "커리큘럼 키즈" 라는 수업으로 오픈하고 계십니다. 한 분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강습회에 참가해 보시기를 강권합니다.
언제나 큰 감동을 주시는 대구도장 전용선 관장님과.
음식 준비하시고 항상 행사지원에 힘써주시는 김지선 사모님.
그리고 항상 만나면 반갑고 깊은 동지애로 뭉친 대구도장 모든 회원분들과 아이키도 가족들께 감사드립니다.